겨울 새벽, 당신은 아침부터 시작된 아이의 울음소리에 놀라 깼다. 어젯밤에도 잠들기 전까지 아이의 열을 확인하고, 보온병에 물을 채워두고, 혹시 모를 응급 상황을 대비해 약장을 정리했었다. 하지만 아침이면 다시금 찾아오는 피로와 함께 업무가 떠오른다. 오늘도 당신은 육아와 일 사이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가야 한다.
사람들은 종종 육아를 "가장 소중한 일"이라고 말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얼마나 지치는지 말하지 않는다. 밤새 아이를 돌보느라 깊은 잠을 못 잔 채 출근한 당신은 커피잔을 들고도 계속 깜빡 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중요한 회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머릿속엔 아이의 점심 식 재료가 다 떨어졌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상사의 말이 뒤에서 메아리처럼 들리며, 고개는 끄덕이지만, 사실 당신은 그 순간에도 집에서 친정 엄마가 돌봐 주시고 있는 아이 걱정하고 있다.
육아 스트레스는 단순히 부모라는 책임감에서 오는 게 아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끝이 없어 보이는 돌봄의 연속성, 그리고 일을 해야 하는 사회적 압박감이 모두 얽혀 있다. 육아는 한 사람의 전부를 요구한다. 하지만 현실은 일을 포기할 수도, 육아를 멈출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우리는 육아와 일을 동시에 소화하며 스스로를 점점 소모시키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책은 존재한다. 완벽하려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모든 것을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은 결국 자신을 더 지치게 만든다. 업무 중에는 업무에 집중하고, 퇴근 후에는 아이와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작은 전환부터 시작해보자. 아이와의 시간을 더 잘 보내고 싶다면 직장에서의 시간 관리가 필수다. 불필요한 회의는 과감히 줄이고, 할 일 리스트를 작성해 업무 우선순위를 정리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데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당신이 홀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 배우자나 가족, 혹은 육아와 업무를 이해하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육아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보자. 회사에서도 육아휴직이나 유연 근무제를 활용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돌보는 일이다. 때때로 엄마나 아빠라는 역할 뒤에 숨겨진 당신 자신의 존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잠시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 시간을 가져보자. 자기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육아와 업무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첫걸음이다.
오늘도 아이는 당신을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엄마(혹은 아빠)"라고 부르며 웃는다. 그 미소는 당신이 모든 고단함 속에서도 살아가는 이유다. 그러나 그 미소를 오래도록 지켜주기 위해선 당신 스스로를 아껴야 한다. 육아와 업무라는 두 바퀴를 굴리는 삶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꿋꿋이 걸어가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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